최근 조현병 환자, 약물 복용자, 환각 장애를 앓는 이들의 무차별 범죄가 자주 보도되면서, 테러의 주요 동기로 정신 질환을 논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외로운 늑대 테러처럼 극단적 사상에서 비롯된 감정의 폭발로 인해 발생하며, 기존 테러에 비해 명확한 메시지 표출 목적이 희미한 개인 범죄가 늘어나면서, 정신 질환을 테러의 주요 원인으로 혼동하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테러리즘 분석에서 극단적 이념과 정신 질환의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이 두 개념은 발생 원인과 특성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으며, 이를 혼동하면 테러리즘에 대한 이해와 대응에 있어 부정확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극단적 이념은 개인이나 집단이 특정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채택하는 극단적인 신념 체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이념은 주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불만이나 불평등, 혹은 개인의 정체성 추구 과정에서 형성된다. 특히,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이러한 이념은 빠르게 전파되며, 개인의 급진화를 촉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욕경찰청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이 극단적 이념에 심취하는 과정은 급진화 이전 단계, 자기인식 단계, 주입 단계, 지하드 단계로 구분되며, 이는 주로 사회적 요인과 개인의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반면, 정신 질환은 뇌의 기능적 이상이나 신경화학적 불균형 등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의학적 상태를 의미한다. 정신 질환을 가진 개인은 망상, 환각, 기분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개인의 일상생활과 사회적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정신 질환을 가진 모든 개인이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대부분의 정신 질환자는 폭력과 무관하다.
극단적 이념과 정신 질환을 혼동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첫째, 테러리즘의 원인을 정신 질환으로만 치부할 경우, 실제로는 사회적, 정치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극단주의 문제를 간과하게 된다. 이는 테러리즘 예방과 대응에 있어 효과적인 전략 수립을 방해할 수 있다. 둘째, 정신 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여, 그들이 사회에서 더욱 고립되고 차별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정신 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차별은 오히려 그들의 사회적 통합과 치료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물론, 극단적 이념이 정신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극단적 이념이 정신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복잡하며, 학계에서도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의 연구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극단적 이념 자체가 정신 질환으로 직접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몰입하거나 극단주의적 행동을 지속하면 개인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리학적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인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극단적 사고 방식은 정신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테러리스트나 극단주의 단체의 구성원 중 일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편집증적 사고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둘째, 정신 질환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은 유전적 요인(가족력), 신경화학적 요인(뇌 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환경적 요인(트라우마, 지속적인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심리적 요인(불안, 우울, 강박적 사고 등)의 조합으로 발생한다. 극단적 이념이 이러한 요소들과 결합될 경우 정신 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나, 이는 개인별로 차이가 크다.
셋째, 일부 사례에서 극단적 이념이 정신 건강 악화로 이어진 경우가 보고되었다. 조직적인 극단주의 단체에서는 심리적 세뇌 기법을 활용하여 구성원의 사고방식을 통제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개인의 정신 건강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외로운 늑대’ 테러리스트 유형 중 일부는 극단적 이념에 심취하면서 정신적 불안정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정신 질환이 원인이라기보다는 사회적 고립, 급진화 과정, 외부 환경 요인 등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결론적으로, 테러리즘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극단적 이념과 정신 질환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극단적 이념이 정신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테러 동기 분석과 차단의 시작을 극단적 이념 생산과 확산 방지에 두어야 한다. 극단적 이념에 의한 테러리즘은 주로 사회적, 정치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이러한 요인에 대한 이해와 개입이 필요하다.
정신 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줄이고,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에도 노력해야한다. 이는 사회 전체의 책임으로 정신 질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통해 사회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 극단적 이념과 정신 질환 각각의 특성에 맞는 접근이 우리 사회의 안전과 통합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필요 조건이고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