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①중복상장, 기업가치를 위협하는 양날의 검

중복상장은 하나의 기업이 동일한 자회사를 여러 증권시장에 상장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주로 모회사와 자회사가 각각 상장되어 있는 경우를 지칭하며, 국내에서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되는 사안이다.

일반적으로 모회사의 주요 수익원이 되는 자회사가 별도로 상장될 경우, 투자자들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주식을 개별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는 종종 모회사와 자회사의 가치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문제를 초래한다.

중복상장은 기업의 자본 조달과 사업 확장의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나, 투자자 간 이해 충돌 및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복잡한 구조를 내포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시장 내 불신과 투자자 신뢰 하락

LG CNS는 LG그룹의 핵심 IT 서비스 자회사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차세대 기술 시장에서 역량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LG그룹은 LG CNS를 상장하여 대규모 자본을 확보하고 이를 사업 확장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으나, 이 과정에서 중복상장 논란이 제기되었다.

LG CNS는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LG의 미래 전략에 있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LG CNS의 상장은 기업의 독립적 운영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동시에 LG 모회사와 자회사 간 긴밀한 연계성에 혼란을 줄 우려도 존재한다. 예컨대, LG CNS의 실적이 우수하더라도, 모회사인 LG의 주가에 반영되는 방식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LG 주주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LG CNS 상장으로 인해 모회사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거나 자본이 분산될 위험성도 제기된다.

LG CNS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LG그룹의 기존 계열사 간 협업 관계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IT 계열사가 독립된 상장사로서 주주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게 될 경우, LG그룹 전체 차원의 통합 전략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G CNS 상장 발표 이후 일부 투자자들은 모회사 LG가 주주 가치 보호보다는 단기적인 자본 조달을 우선시한다는 비판을 제기하였다. 이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LG CNS가 상장되면, LG그룹의 지배구조가 더욱 복잡해져 기존 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논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특히 LG그룹이 이번 논란의 중심에 놓인 데에는 2020년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할하여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하고, 2022년에 이를 상장시킨 사례가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에 발맞추어 자본을 확보하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었으나, 이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들의 반발과 기업 가치 왜곡 문제가 불거졌다. LG화학 주주들은 가장 유망한 사업 부문이 분할된 이후 주가가 하락하여 손실을 입었다고 느꼈으며, 상장 이후에도 두 기업의 가치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사례는 LG CNS 상장 논란과 유사하게, 중복상장이나 분할상장이 단기적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는 있으나, 모회사와 자회사 간 이해관계 충돌 및 투자자 신뢰 저하라는 리스크를 동반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미지=Eddy & Vortex)

기업 가치 왜곡, 경영 의사결정 혼란

SK텔레콤은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하여 최대 주주가 되었고, 이후 SK그룹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독립적으로 상장된 상태에서 SK텔레콤과 하이닉스 간 중복상장이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핵심 수익원이지만, 양사가 각각 상장된 상황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온전히 SK텔레콤의 기업 가치에 반영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더라도, SK텔레콤의 주가에는 그 일부만 반영되어 투자자들이 두 기업 간 상관관계를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SK텔레콤 주식보다는 SK하이닉스에 직접 투자하려는 경향을 강화하였고, 모회사의 주가 성장 잠재력을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SK하이닉스가 독립 상장된 상태에서는 자회사로서의 역할보다는 상장 기업으로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의 최대 주주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주 가치의 충돌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자본 투자나 사업 다각화를 계획할 때 SK텔레콤과의 전략적 방향이 상충될 가능성이 존재하였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각각 상장된 경우, 두 회사의 실적이 서로 중복되거나 상호 의존적일 경우 투자자들이 각각의 가치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사례 또한 이와 같은 문제를 반영하고 있으며, 특히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때에도 SK텔레콤의 주가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였다.

이처럼 LG CNS 상장 논란은 중복상장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기업 가치 왜곡, 모회사와 자회사 간 이해관계 충돌, 투자자 신뢰 하락 등의 문제는 중복상장의 구조적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작용한다.

국내 시장에서 중복상장은 기업 지배구조와 시장 규제의 특성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중복상장이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미지=Eddy & Vortex)

이처럼 LG CNS 상장 논란은 중복상장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기업 가치 왜곡, 모회사와 자회사 간 이해관계 충돌, 투자자 신뢰 하락 등의 문제는 중복상장의 구조적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작용한다.

국내 시장에서 중복상장은 기업 지배구조와 시장 규제의 특성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중복상장이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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