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 보호의 새로운 방패, 물리보안에서의 제로트러스트

산업기술 유출, 내부자 위협이 문제다

기술이 곧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글로벌 경제의 중심이자 국가 안보의 중요한 자산인 산업기술은 더 이상 단순한 기업의 성과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핵심 자산들이 내부와 외부의 다양한 위협에 직면하며 유출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내부자가 연루된 산업기술 유출 사례가 증가하며 기존의 물리보안 체계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산업기술 및 영업비밀 유출 사건 589건 중 71.8%인 423건이 내부자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기간 산업기술 해외유출로 인한 피해액은 약 2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이러한 통계는 내부자에 의한 산업기술 유출이 기업과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로트러스트, 보안의 새로운 기준

이러한 상황에서 정보보안 영역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제로트러스트 모델이 물리보안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로트러스트는 “절대 신뢰하지 말고 항상 검증하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모든 접근을 맥락적으로 분석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보안 모델입니다. 정보보안에서는 이미 효과를 입증한 바 있지만, 물리보안 영역에 도입된다면 그 효과는 더 폭넓게 발휘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로트러스트 모델을 도입한 물리보안 체계는 단순히 문을 열고 들어가는 권한을 부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직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평소와 다른 시간에 데이터센터에 접근하려는 경우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간주하고 추가 인증을 요구하거나, 아예 접근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IT 보안과 물리보안을 통합하여 출입 기록과 네트워크 활동을 결합 분석하면, 내부자의 권한 남용이나 비인가 활동을 더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리보안에 제로트러스트를 도입하려면

물리보안에서 제로트러스트를 구현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입니다. 다중 인증과 행동 기반 분석 기술, 최소 권한 원칙 적용과 같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모두 기존의 단편적 보안을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다중 인증은 출입 통제 시스템의 기본적인 인증 절차에 더해 AI가 분석한 행동 패턴과 이상 징후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확인 과정을 요구합니다. 특정 직원이 평소에 들어가지 않던 시설을 방문하려 하거나, 업무 시간 외에 기밀 구역에 접근하려는 경우 이를 즉각 탐지하여 관리자에게 경고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물리적 보안 데이터와 IT 시스템의 로그 데이터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외부 침입과 내부 위협을 하나의 보안 대시보드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산업 경제 안보의 새로운 토대

물리보안에서 제로트러스트 모델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이는 산업 경제의 안보와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습니다. 내부자 위협과 외부 침입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은 기업의 핵심 기술과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든든한 방패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물리보안에 특화된 제로트러스트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면, 우리 산업계의 보안 수준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로트러스트는 아직 물리보안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지는 않았지만, 그 확산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신뢰는 없다, 검증만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물리보안이 한층 더 발전하고 산업기술 유출 위협을 예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기고: Vortex 2nd(vortex2nd@eddy-vortex.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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