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주 공간에서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며, 새로운 냉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통해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국제 안보와 전략적 균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스타링크(Starlink)는 현재까지 6,70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하며 저궤도 위성 인터넷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향후 4만 2,000여 개에 달하는 위성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전 세계 어디서든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군사적 가치를 입증했다. 전쟁 초기, 러시아의 공격으로 지상 통신망이 무력화되었을 때, 스타링크가 안정적인 인터넷을 제공하면서 우크라이나 군과 민간의 소통을 지원했다. 이 경험은 위성통신망이 현대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중국, 궈왕 프로젝트로 미국 추격
미국이 스타링크를 앞세워 저궤도 위성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궈왕(GuoWang)’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첫 번째 궈왕 위성군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향후 2035년까지 총 1만 3,000개의 위성을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궈왕 프로젝트는 기존의 스타링크 시스템과 차별화된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스타링크가 로켓 내부에 위성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과 달리, 궈왕은 중앙 지지 실린더를 중심으로 동심원 구조로 위성을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스타링크보다 높은 1,100km 고도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이러한 전략은 기존 저궤도 위성 시스템과 차별점을 두면서도, 더 안정적인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저궤도 위성통신망은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넘어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높아 국제 안보 차원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에서의 활용 사례를 통해 군사적으로도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중국 또한 이에 대응해 궈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자국의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궈왕 위성이 경쟁 위성의 기능을 저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위성 간의 물리적·전자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우주 공간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망이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는 향후 우주 공간에서의 군비 경쟁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위성 시스템이 군사 작전에 직접 활용될 경우, 지상에서 벌어지는 분쟁이 우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사회는 이러한 우주 군비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존의 국제 우주 조약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규범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보장할 수 있는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단순한 기술 개발 경쟁이 아니라, 국제 안보와 전략적 균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제 사회가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우주 공간의 질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