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양자컴퓨팅②, 양자 기술, 미래엔 정부의 복지 서비스가 될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암호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가정이 아닌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또한,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어떤 기술적, 정책적 노력이 필요할까?

(이미지=Eddy&Vortex)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보안 시스템은 수학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다. RSA, ECC(타원곡선 암호), 디피-헬만 키 교환 등의 암호 알고리즘은 기존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복잡한 연산을 요구한다. 그러나 쇼어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이러한 암호 체계는 단 몇 초 만에 해독될 위험이 있다.

양자컴퓨터가 현실화되면 데이터 유출, 금융 보안 위협, 국가 안보 위협, 공급망 공격 등 다양한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양자내성암호(PQC, Post-Quantum Cryptography)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24년 PQC 표준을 발표하며 기존 암호 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암호 알고리즘을 선정하고 있다.

양자컴퓨팅의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양자 보안 전략을 수립하고 정부 기관에서 양자내성암호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양자 기술 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초의 양자 암호 위성을 발사하고 양자 네트워크 구축을 진행 중이며, 한국도 금융권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양자 보안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이미지=엔비디아 공식 유튜브 화면 캡쳐)

세계가 양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는 데 20년은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양자컴퓨팅의 상용화 시기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미트라 아지지라드 전략적 임무 및 기술 부문 대표는 “올해는 양자컴퓨터 준비의 해로,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시대의 초입에 와 있다”고 강조하며, 기업들이 양자컴퓨팅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지만, 보안 분야에서의 대비가 필수적이라는 점에는 공통된 견해가 보인다.

필자는 이에 대한 해답이 양자컴퓨팅 클라우드에 있다고 판단한다. 이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양자컴퓨팅을 제공하는 기술로, 연구자와 기업들이 고가의 양자컴퓨터 구축 없이도 양자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유사한 개념으로 물리적인 양자컴퓨터를 보유하지 않아도 원격으로 양자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를 더욱 앞당길 수 있는 기술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IBM, 구글, 아마존 AWS 등은 특정 기업과 기관 등을 대상으로 양자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양자 클라우드 기술은 양자의 상용화의 거대한 파도가 될 것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양자컴퓨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개인은 양자내성암호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중요한 데이터 보호 전략을 강화하며, 양자 보안 네트워크 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최신 보안 기술과 표준을 살펴보고 적극 적용할 것이 권고된다.

기업들은 양자 기술의 적용 여부에 따라 흥망이 갈릴 것이다. 양자컴퓨팅 클라우드의 서비스 비용에 따라 지불 여력을 가진 기업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새싹에서부터 밟혀질 것이다. IT 서비스의 런칭에 있어 초기 비용의 높은 상승이 발생할 것이고 지금과 같은 다양한 벤처 서비스들의 탄생은 상대적으로 미래에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각 국가는 정부 차원에서 양자컴퓨팅 클라우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국 기업과 인력에 대하여 양자 기술을 충분히 공급하여 미래 데이터 전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통신 기술, 반도체, 컴퓨팅 기술의 육성과 확보라는 사전 조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양자컴퓨팅은 산업 전반에 걸쳐 확실히 명과 암의 변화를 가져올 기술이다. 즉, 양자 기술 개발의 선도를 가져가면 좋겠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최소한의 기술 확보를 위해 국제 협력이 요구될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는 양자 인프라 확보를 위한 기업 간 협력체 구성을 검토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양자의 시대가 언제 오느냐.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양자를 준비하느냐? 아니냐? 이 근본적인 대답이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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